Information/Healthy

[kmatzip.com] 우리 몸의 든든한 파수꾼 간 이야기(2)

matzipmaster 2025. 4. 13. 11:37
반응형

 

[kmatzip.com] 우리 몸의 든든한 파수꾼 간 이야기(1)

 

Liver = 출처 :pixabay

간의 주요 기능 심층 분석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답게 수백 가지가 넘는 필수적인 생화학 반응을 조절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기능들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 몸의 완벽한 필터: 독소 및 노폐물 해독 작용 (Detoxification)

 

간의 가장 잘 알려진 기능은 바로 해독 작용입니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화학 물질(약물, 환경 오염 물질, 식품 첨가물 등)과 내부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노폐물(암모니아, 빌리루빈 등)에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이러한 물질 중 상당수는 지용성(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 강해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고 지방 조직이나 세포막에 축적되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간은 이러한 유해 물질들을 수용성(물에 잘 녹는 성질)으로 전환시켜 소변(신장)이나 담즙(장)을 통해 안전하게 배출시키는 정교한 해독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간의 해독 과정은 크게 1단계 해독(Phase I Detoxification)과 2단계 해독(Phase II Detoxification)으로 나뉩니다.

 

1단계 해독은 주로 간세포 내 소포체에 존재하는 시토크롬 P450 (Cytochrome P450, CYP450) 효소군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효소들은 산화(Oxidation), 환원(Reduction), 가수분해(Hydrolysis)와 같은 화학 반응을 통해 독성 물질의 분자 구조를 변형시킵니다. 이 과정의 목적은 독성 물질에 특정 작용기(-OH, -COOH, -NH2 등)를 도입하거나 노출시켜, 이어지는 2단계 해독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벤젠과 같은 지용성 발암 물질은 CYP450 효소에 의해 에폭사이드(Epoxide)라는 중간 대사체로 변환됩니다.

하지만 1단계 해독 과정만으로는 불완전하며, 때로는 원래 물질보다 반응성이 더 크고 독성이 강한 중간 대사산물(Intermediate Metabolite)이 생성될 수도 있습니다. 이 중간 대사산물들은 세포 내 DNA나 단백질을 손상시킬 수 있는 활성산소(Free Radical)를 다량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1단계 해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만큼, 생성된 중간 대사산물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2단계 해독 과정이 균형 있게 작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CYP450 효소의 활성은 유전적 요인, 나이, 성별, 영양 상태, 복용 중인 약물 등에 따라 개인차가 크며, 이는 약물 대사 능력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CYP 효소의 활성이 낮은 사람은 특정 약물의 분해가 느려 약효가 강하게 나타나거나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2단계 해독은 1단계 해독을 거쳤거나 혹은 자체적으로 특정 작용기를 가진 독성 물질에 대해, 몸 안에 존재하는 다른 분자(예: 글루쿠론산, 황산, 글루타치온, 아미노산 등)를 결합시키는 포합 반응(Conjugation)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은 주로 간세포의 세포질에서 일어나며, 다양한 종류의 전이효소(Transferase)들이 관여합니다. 포합 반응의 주요 목적은 독성 물질의 수용성을 크게 증가시켜 소변이나 담즙으로 쉽게 배출될 수 있도록 만들고, 동시에 독성을 현저히 낮추는 것입니다.

 

주요 2단계 해독 경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글루쿠론산 포합 (Glucuronidation): 빌리루빈, 스테로이드 호르몬, 많은 종류의 약물 해독에 중요한 경로입니다. UDP-글루쿠로노실트랜스퍼라제(UGT) 효소가 관여합니다.
  2. 황산 포합 (Sulfation): 스테로이드, 신경전달물질, 일부 약물 및 환경 독소 해독에 관여합니다. 설포트랜스퍼라제(SULT) 효소가 필요합니다.글루타치온 포합 (Glutathione Conjugation): 강력한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GSH)을 이용하여 활성산소, 중금속, 발암 물질 등을 중화하고 배출시킵니다. 글루타치온 S-전이효소(GST)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글루타치온은 간에서 합성되며, 간 건강 상태는 글루타치온 생성 능력과 직결됩니다.
  3. 아미노산 포합 (Amino Acid Conjugation): 글리신, 타우린, 글루타민 등의 아미노산을 독성 물질에 결합시켜 배출합니다.
  4. 아세틸화 (Acetylation): 아세틸기를 붙여 독성을 줄이는 경로입니다.
  5. 메틸화 (Methylation): 메틸기를 붙여 호르몬 대사 조절 및 독성 물질 배출에 관여합니다.

간은 이러한 1단계 및 2단계 해독 시스템을 통해 우리 몸의 화학적 방어 최전선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Ammonia)는 신경계에 매우 유독한 물질인데, 간은 이를 독성이 훨씬 적은 요소(Urea)로 전환시키는 요소 회로(Urea Cycle)를 작동시켜 신장을 통해 안전하게 배출합니다. 또한, 수명을 다한 적혈구가 파괴될 때 나오는 빌리루빈(Bilirubin) 역시 간에서 글루쿠론산과 포합되어 담즙으로 배출됩니다.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면 암모니아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간성 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을 유발하거나, 빌리루빈 처리에 문제가 생겨 황달(Jaundice)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역시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로 분해된 후 다시 아세트산으로 해독되는데, 과도한 음주는 이 해독 시스템에 과부하를 일으켜 간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2. 영양소 대사와 저장의 중심 허브 (Metabolism & Storage)

간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로부터 얻은 영양소를 몸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가공하고, 에너지 균형을 맞추며, 필요한 영양소를 저장하는 핵심적인 대사 조절 센터입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라는 3대 영양소의 대사 과정에서 간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탄수화물 대사: 식사를 통해 섭취한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Glucose) 형태로 흡수되어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운반됩니다. 간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 즉 혈당(Blood Glucose)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1. 혈당 상승 시 (식후): 간은 혈액 속의 과도한 포도당을 흡수하여 글리코겐(Glycogen)이라는 다당류 형태로 전환시켜 저장합니다 (글리코겐 합성, Glycogenesis). 글리코겐은 필요할 때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저장 형태입니다. 또한, 남는 포도당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되기도 합니다.
  2. 혈당 하락 시 (공복 시): 간은 저장해 두었던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혈액으로 방출함으로써 혈당을 높입니다 (글리코겐 분해, Glycogenolysis). 글리코겐 저장량이 고갈되면, 간은 아미노산(단백질 분해 산물), 젖산(근육 운동 산물), 글리세롤(지방 분해 산물) 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 과정을 통해 혈당을 유지합니다. 이처럼 간은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Insulin)과 글루카곤(Glucagon)의 신호에 반응하여 포도당의 저장과 방출을 정교하게 조절함으로써,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이러한 혈당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겨 저혈당이나 고혈당(당뇨병 악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대사: 간은 단백질 대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1. 단백질 합성: 간은 혈액의 삼투압 유지와 물질 운반에 필수적인 알부민(Albumin), 혈액 응고에 필요한 다양한 혈액 응고 인자(Clotting Factors) (예: 프로트롬빈, 피브리노겐), 지질 운반에 필요한 지단백(Lipoprotein), 특정 호르몬과 결합하는 운반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수적인 수많은 단백질을 합성하여 혈액으로 분비합니다.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면 알부민 합성이 감소하여 부종(Edema)이나 복수(Ascites)가 발생하고, 혈액 응고 인자 부족으로 출혈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아미노산 대사 및 요소 합성: 간은 식이 단백질에서 유래하거나 체내 단백질 분해로 생성된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새로운 단백질을 합성하거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필요한 분자(예: 핵산, 호르몬)의 전구체로 전환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Ammonia)**는 간의 **요소 회로(Urea Cycle)**를 통해 독성이 훨씬 적은 **요소(Urea)**로 전환되어 신장을 통해 배출됩니다.

지방 대사: 간은 지방의 소화, 흡수, 운반, 대사 및 저장에도 깊숙이 관여합니다.

 

  1. 담즙 생성: 간은 지방의 소화와 흡수에 필수적인 **담즙(Bile)**을 생성합니다. 담즙에 포함된 담즙산(Bile Acid)은 식이 지방을 유화시켜 작은 입자로 만들어 소화 효소(리파아제)가 작용하기 쉽게 하고, 지방 및 지용성 비타민(A, D, E, K)의 흡수를 돕습니다.
  2. 지질 합성 및 분해: 간은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합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담즙산이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또한, 과잉 섭취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지방산(Fatty Acid)과 중성지방(Triglyceride)으로 전환하여 저장하거나, 필요시 지방산을 분해하여 에너지원(케톤체)을 생성하기도 합니다.
  3. 지단백 대사: 지방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운반되기 위해서는 단백질과 결합한 지단백(Lipoprotein)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간은 초저밀도 지단백(VLDL), 고밀도 지단백(HDL) 등을 합성하고 분비하며, 혈액 속의 지단백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VLDL은 간에서 합성된 중성지방을 다른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HDL은 조직의 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으로 운반하는 '좋은 콜레스테롤' 역할을 합니다. 간 기능 이상은 혈중 지질 농도 변화(고지혈증 또는 저콜레스테롤혈증)를  휴발할 수 있으며, 간 내부에 과도학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Fatty Liver)를 초재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및 미네랄 저장: 간은 주요 영양소 대사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저장하는 중요한 창고 역할도 합니다. 특히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 D, E, K와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12를 상당량 저장합니다. 또한, 혈액 생성에 필수적인 철(Iron)과 여러 효소의 구성 성분인 구리(Copper)도 간에 저장됩니다. 필요시 간은 저장된 비타민과 미네랄을 혈액으로 방출하여 몸 전체의 필요를 충족시킵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A는 간에 상당량 저장되어 있다가 시력 유지, 세포 성장 및 분화 등에 필요할 때 방출됩니다. 철분은 헤모글로빈 합성에 사용되도록 조절됩니다.

 

이처럼 간은 우리 몸의 에너지 공급과 영양 균형을 책임지는 핵심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의 대사 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어야만 우리는 건강하게 활동하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